2024년 5월 27일 월요일

알자지라 퇴출 논란: 이스라엘과 카타르의 대립각

https://www.newsis.com/view/?id=NISX20240506_0002724452&cID=10101&pID=10100



 이스라엘 정부는 최근 알자지라 방송을 퇴출시키기로 결정하였습니다. 네타냐후 총리가 주관한 각료회의에서 알자지라의 이스라엘 사무소를 폐쇄하고 장비를 압수하며, 케이블 및 위성방송에서 알자지라 채널을 차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습니다. 이는 알자지라의 가자지구 전쟁 보도가 이스라엘에 불리하고 편파적이라는 이유에서입니다. 4월 1일, 이스라엘 의회는 '알자지라 법'을 찬성 70, 반대 10의 압도적인 표차로 가결했습니다. 이 법안은 국가안보에 해를 끼치는 외국 언론사의 취재 및 보도를 정부가 강제로 금지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는 알자지라를 타겟으로 하고 있지만, 이스라엘의 마음에 들지 않는 보도를 하는 외국 방송사 전체에 적용될 수 있는 법안입니다. 이스라엘은 알자지라에 이어 AP통신의 장비를 압수하고 방송을 막으려는 시도도 계속하고 있습니다. 알자지라와 AP통신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시작된 이후 24시간 라이브로 가자지구 취재 내용을 실시간으로 방송해 왔습니다.


https://www.yna.co.kr/view/AKR20240521164351079



알자지라에 관한 이야기는 카타르에서 시작됩니다. 카타르는 한국 충청북도 크기에 283만 명의 인구를 가진 자그마한 나라입니다. 이 중 카타르인은 30만 명에 불과하고 나머지 252만 명은 외국인 노동자들입니다. 1995년 6월 25일, 카타르의 왕세자 칼리파 알 사니는 스위스에서 휴가 중이던 아버지 하마드 알사니 국왕에게 "굳이 돌아오지 않으셔도 됩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왕세자는 아버지가 해외여행을 간 사이 쿠데타를 시도했고, 성공했습니다. 하마드 알사니 국왕은 카타르로 돌아가지 못하고 런던에 정착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사우디 아라비아에게 큰 신경을 쓰이게 했습니다. 사우디는 같은 왕정을 쿠데타로 전복시키는 행동이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결국 역 쿠데타가 시도되었으나 실패하였고, 배후가 사우디로 밝혀져 카타르 왕실과 사우디 왕실의 관계는 멀어지게 되었습니다.



카타르와 이란 사이에는 세계 최대의 천연가스 가스전인 노스필드가 있습니다. 1971년 쉘에 의해 발견된 이 가스전은 1980년까지 뚜렷한 사용자나 운반 방법이 없어 포기되었고, 카타르의 소유가 되었습니다. 쉘이 포기한 노스필드에는 6,700조 갤런의 가스가 매장되어 있어, 카타르는 이 가스전 하나로 세계 3위 천연가스 자원국이 되었습니다. 일본이 1973년 석유 위기 이후 중동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LNG와 원자력을 대안으로 선택하면서, 카타르의 첫 번째 고객이 일본 추부전력, 두 번째 고객이 한국가스공사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두 국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 노스필드는 오랫동안 제대로 활용되지 못했습니다.



카타르의 세이크 하마드는 쿠데타로 권력을 잡은 후 집권 초기에는 재정 부족으로 힘든 시기를 보냈습니다. 2007년 일본 중부 대지진과 2011년 후쿠시마 다이치 원전 사고로 일본은 대규모 천연가스를 필요로 했고, 카타르와 장기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카타르에 돈이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카타르는 이 자금으로 외국인 노동자를 받아들이고 국민에게 무상 주택과 최저소득을 제공하며, 공군기지 Al Udeid를 미국에게 무상 제공해 중부사령부를 유치했습니다. 이는 사우디와의 관계를 더 악화시키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1994년, 사우디가 자금을 대서 만든 BBC 아랍 방송이 사우디의 보도 검열로 2년 만에 종료되자, 카타르 국왕은 이 인력과 장비를 인수해 알자지라 방송을 설립했습니다. 알자지라는 "금기는 없다. 검열도 없다. 원하는 대로 방송하라."는 모토로 세계 유명 탐사보도 기자들을 영입해 아랍 왕실의 부패와 향락 등을 폭로했습니다. 이는 아랍권 왕족들에게 큰 반감을 샀습니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도 비판한 알자지라는 공신력을 얻게 되었고, 빈 라덴이 테러 메시지를 독점 제공하는 등 다양한 의견을 방송했습니다.



사우디는 카타르와 단교하고 봉쇄 조치를 취했으나, 이란의 지원으로 카타르는 이를 극복했습니다. 사우디는 카타르와의 국경에 운하를 파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으나, 카타르는 이에 굴하지 않고 천연가스 해저유전을 추가 개발하고 대규모 LNG 운반선을 발주하며 경제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카타르는 유가의 변수로 떠올랐으며, 사우디의 감산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의회가 알자지라법을 압도적인 표차로 통과시키는 것을 보면, 네타냐후 1인이 아닌 사회 전반적인 분위기가 강경한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알자지라는 여전히 다양한 의견을 방송하며, 여러 나라에서 금지되었지만 공신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카타르는 작은 나라지만 천연가스와 알자지라를 통해 국제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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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24일 금요일

신약 개발의 긴 여로: 신라젠, 인보사, HLB 사례를 통해 본 도전과 난관

최근 HLB가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1950년대 미국은 흑인에 대한 인종차별이 심하던 시기였습니다. 메릴랜드주 내에서 유일하게 흑인 빈민들을 받아주던 존스홉킨스 병원이 있었고, 1951년 2월 8일, 헨리에타 랙스라는 31살 흑인 여자가 이 병원을 찾아왔습니다. 의사는 그녀의 자궁에서 종양을 발견하고 검사를 위해 샘플을 채취했습니다. 이 종양은 악성종양으로 밝혀져 자궁경부암 판정을 받았고, 3개월 만에 사망했습니다. 그런데 이 검사 샘플로 채취한 암세포가 죽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보통 3-4일이면 시험관에서 죽는데, 이 암세포는 계속 성장을 했습니다. 병원은 이 죽지 않는 암세포를 헨리에타의 이름을 따서 Hela 세포라고 이름을 붙였습니다. 죽지 않고 성장을 계속하니 처치 곤란해진 여유분 암세포를 주위 병원과 연구소에 무료로 나눠주었습니다. 70년 이상이 지난 오늘까지도 이 세포는 살아있으며, 세계적으로 5천만 톤이 배양되었습니다. 이 세포로 11,000개의 특허와 7만 건의 연구논문이 나왔고, 2명의 노벨 의학상 수상자를 배출했습니다. 소아마비 백신도 이 세포 덕분에 만들어졌습니다. 암세포가 안 죽고 계속 성장하는 성질이 인간의 수명 연장과 노화 방지의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암세포는 죽어야 할 세포가 안 죽고 계속 살아남으면서 옆의 정상세포들을 암세포로 만드는 점에서 좀비와 비슷합니다. 초기에 좀비가 몇 마리밖에 없을 때는 퇴치가 가능하지만, 마을을 다 집어삼키고 다른 마을까지 퍼져가면 해결책이 없게 되는 것처럼, 암세포도 초기에는 제거할 수 있지만 퍼지면 치명적입니다. 암세포는 빠르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많은 영양분을 필요로 하며, 대부분 혈관을 통해 영양분을 공급받습니다. 암세포가 커지려고 해도 주위에 혈관이 커지지 않으면 성장 속도가 느려집니다. 이럴 때 암세포는 영양분을 더 많이 먹기 위해 새로운 혈관을 만들기까지 합니다. 암은 세포가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생기지만 주로 빠르게 성장하는 부위에서 자기도 같이 빠르게 성장합니다. 예를 들어, 뇌는 어릴 때 대부분 성장해서 뇌종양은 주로 아이들에게 많이 보입니다. 성장이 빠른 젊은 사람이 암에 걸리면 암세포도 빨리 커져서 빨리 사망하게 됩니다. 반대로 노인은 성장이 느려서 암도 천천히 커지기 때문에 같은 암에 걸려도 노인은 오래 살 수 있습니다.



1세대 항암제의 경우 빠르게 성장하는 암세포의 특성에 맞춰 빠르게 성장하는 모든 세포를 공격하는 방식이어서, 성장 속도가 빠른 모근도 암세포로 취급되어 머리카락이 빠지게 됩니다. 암세포가 성장을 하면서 엄청난 영양분을 소모하기 때문에 살이 빠지는 것이 보통 초기 증상입니다. 괜히 살이 빠지면 병원에 가보라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1900년만 해도 인간의 사망원인 1위는 독감, 2위는 결핵, 3위는 감염이었고, 암은 순위권 밖이었습니다. 과거에는 암에 걸리기 전에 다른 병으로 사망했지만, 인간이 오래 살면서 암이 더 많이 발생하는 것처럼 보이게 된 것입니다. 현재 대한민국 사망원인 압도적 1위가 암입니다. 암은 수술 외에 항암제로 치료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항암제는 1세대, 2세대, 3세대로 나뉩니다. 1세대 항암제는 화학항암제로, 빨리 분열하는 세포를 암세포와 정상세포 구별 없이 공격하는 항암제입니다. 이로 인해 머리카락이 빠지고, 불임이 되며, 구토와 영양실조 등 부작용이 많습니다. 2세대 항암제는 표적항암제로, 특정 암세포만 공격하는 대신 부작용이 많이 줄어듭니다. 그러나 다양한 암에 사용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3세대 항암제는 면역항암제로, 정상세포로 위장한 암세포의 위장을 벗겨 몸의 면역기능이 암세포를 공격하게 합니다. 1세대처럼 대부분의 암에 효과가 있으면서도 부작용이 적습니다.



미국의 의학자 H.K. I r n은 천연두 백신인 우두 바이러스를 이용해 3세대 항암제를 만드는 아이디어를 냈고, 그것이 펙사백입니다. 펙사백은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해 우두 바이러스의 유전자 중 하나를 바꿔치기한 것입니다. 암 환자에게 우두바이러스를 감염시키면 암세포와 정상세포 구별 없이 우두에 감염되는데, 이때 우두 바이러스로 바꿔치기된 유전자가 암세포의 위장을 벗겨 면역세포가 먹기 좋게 만드는 방식입니다. K i r n 박사는 이 아이디어를 상업화하기 위해 제너렉스라는 회사를 설립했습니다. 동아대에 있던 치과의사가 펙사백을 접하고 영감을 받아, 동료 의사들과 함께 20억을 만들어 동아대 창업 지원센터에 제너렉스의 하청회사를 세우고 미국 본사의 시험을 보조하기 시작했습니다. 2006년 회사 이름은 신라 처용가에 있는 천연두 역신 설화와 본사 제너렉스를 합쳐서 신라젠이라고 했습니다.


2010년까지 신라젠은 별다른 활동이 없는 대학교 창업회사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2014년 초, 하청이던 신라젠이 본사인 제너렉스를 300억에 인수하고, 한 치과의사가 대표로 등장했습니다. 300억은 선금이었고, 펙사백이 3상을 통과하면 1,200억을 더 지급하기로 되어 있어 최대 1,500억짜리 거래였습니다. 대표는 서울 신월동에서 개인 치과병원 원장을 하던 사람이었지만, 300억을 만들 만한 인물은 아니었습니다. 보험모집인 출신의 한 인물이 다단계 벤처 투자 회사를 만들어 3천 명의 모집책을 동원해 7천억 원의 투자금을 모았고, 이 중 일부를 신라젠에 투자해 최대주주가 되었습니다. 2018년 12월, 이 투자책은 7천억 사기 혐의로 구속되었고, 징역 12년을 받았습니다. 신라젠의 주가는 만 원짜리 주식이 15만 원까지 오르며 한때 코스닥 시가총액 2위를 달성했습니다. 그러나 미국에서 간암 대상 임상 3상 시험을 하던 펙사백은 더 이상 의미 없는 수준으로 효능이 없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이에 따라 주가는 1만 원대로 급락하며 많은 개인 투자자들이 큰 손실을 보았고, 일부는 큰 돈을 벌게 되었습니다.



신라젠은 2021년 5월 31일, 엠투엔이라는 철강재 포장 용기를 만드는 회사가 600억을 넣어 최대주주가 되었습니다. 엠투엔은 자회사로 대부업체인 리드코프를 두고 있으며, 오너가 한화 회장의 처남이라 자금조달 역량이 있는 곳입니다. 펙사백은 단독 효과보다는 다른 항암제와 섞어 쓸 때 부작용 없이 항암 효과를 올릴 수 있는 일종의 칵테일 효과가 있어 시장성이 남아 있습니다. 2023년 11월, 신라젠은 펙사백과 리브타요(면역관문억제제)의 칵테일 투여 임상 2상 결과를 공시했습니다. 95명의 신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 2상에서 특별한 부작용 없이 22개월 정도 생존기간이 늘어나는 결과를 보였습니다. 신라젠은 이를 기반으로 미국 리제네론 파마슈티컬스와 기술이전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지만, 결과는 지켜봐야 합니다. 리제네론은 시가총액 113조 원의 미국 바이오기업으로, 리브타요를 프랑스 사노피로부터 매입한 곳입니다. 리


브타요는 피부암과 폐암에 대한 적응증만을 보유 중이지만, 펙사백을 활용해 적응증을 확대하려는 니즈가 있습니다. 임상 3상부터는 막대한 비용이 들기 때문에 리브타요를 보유한 리제네론과 협업할 가능성이 있어 보입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어 신라젠 주가는 4천 원대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한편, 노화로 인해 무릎의 연골이 손상되어 잘 걷지 못하게 되는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로 인보사가 개발되었습니다. 인보사는 연골을 성장시키는 세포를 무릎에 주사해 치료하는 방식으로, 2017년에 식약처 승인을 받아 국내에서 시판되었습니다. 그러나 미국 수출을 위해 FDA에 승인 신청을 하는 과정에서 문제가 발견되었습니다. 인보사는 두 가지 액체를 섞어서 주사하는데, 1액은 유전자 조작을 하지 않은 인간의 연골세포이고, 2액은 연골이 재생되는 활성화 물질을 넣은 유전자 조작 연골세포입니다. 그러나 2액이 연골세포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실제로 2액은 사산한 태아의 콩팥에서 추출한 콩팥 세포였던 것입니다. 이 태아 콩팥 세포는 293이라고 불리며, 293번째 실험에서 우연히 발견된 세포라서 293이 되었습니다. 293세포는 관리가 쉽고 잘 자라서 연구실에서 많이 사용됩니다. 그러나 293세포는 정상 세포로 시간이 지나면 죽어버립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93세포에 Hela 세포의 발암유전자를 넣어 암처럼 안 죽고 무한 증식하게 만들어 사용합니다. 연골세포를 증식시키려고 293세포를 사용했는데, 나중에 보니 연골세포는 하나도 없고 293세포만 남아있던 것입니다. 연골세포가 아닌 사산한 태아의 콩팥세포가 관절염 치료제로 사용된 것입니다. 2017년 연말에 시판되었고, 1대 맞는 데 700만 원으로 고가였지만 인기가 높았습니다. 그러나 식약처는 293세포 문제를 알게 된 후 인보사의 품목허가와 임상시험계획 승인을 취소했지만, 이미 3천 명 이상이 주사를 맞았습니다. 주사를 맞은 사람들은 콩팥 세포로 만든 암세포를 무릎에 넣었을 때 어떤 부작용이 생길지를 강제로 임상시험하게 되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인과관계가 입증된 것은 아니지만, 인보사 주사를 맞은 3천여 명 중 현재까지 90명 이상에게서 종양이 발생했습니다. 인보사의 약효가 없는 약인가는 또 다른 문제입니다.


https://www.mk.co.kr/news/society/10832354



2021년부터 분위기가 전환되기 시작했습니다. 2021년 4월, 미국 FDA는 인보사에 대해 임상시험(환자투약)을 계속해도 된다는 리무버 클리니컬 홀더(Remove Clinical Hold)를 승인했습니다. 임상 1·2상 시험 결과를 유지하면서 3상 시험을 재개해도 된다는 내용입니다. 3상이 시작되었고, 2026년에 3상 결과가 나올 예정입니다. 관련 재판들도 대부분 3상 결과를 보고 결정될 것입니다.


신라젠과 인보사를 언급한 이유는 신약을 개발하고 승인받는 것이 매우 어렵고, 시간과 돈이 많이 드는 영역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위함입니다. 신라젠과 인보사에 이어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HLB의 신약 리보세라닙도 그 예입니다. 리보세라닙(Rivoceranib)은 국제일반명(INN, International Nonproprietary Name)으로, WHO가 의약품 성분을 혼동 없이 구분하기 위해 분류한 체계로 만든 이름입니다. 국제일반명이 같으면 같은 성분이라는 것을 의미하며, 학계에서는 국제일반명을 사용하고 상품에는 별도로 개별 이름을 붙입니다. 국제일반명에서 끝이 중요한데, 리보세라닙에서 닙(-nib)은 암세포의 성장과 분열을 억제하는 성분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닙이 붙어 있으면 암치료제임을 알 수 있습니다.


리보세라닙은 중국과 미국 제약사에 근무했던 중국계 미국인 G. Paul Chen이 개발한 신약입니다. HLB(현대 라이프 보트)는 구명정과 요트를 만들던 회사로, 바이오에 뛰어들면서 리보세라닙의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판권을 확보하게 되었습니다. HLB는 중국법인 등이 가진 리보세라닙에 대한 중국 판권 등도 추가로 확보하여 전체 권리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HLB가 직접 신약을 개발한 것이 아니라 특허와 판매 권리를 산 것입니다. 2019년 6월, 리보세라닙이 임상 3상에 실패했습니다. HLB는 리보세라닙 단독으로 진행된 임상에 실패한 후,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을 섞어 쓰는 칵테일 요법으로 재도전을 시작했습니다. 캄렐리주맙은 중국 항서제약이 개발한 신약으로,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도와주는 면역관문억제제입니다. 2022년, 두 약을 섞어 쓰는 칵테일 요법으로 간암 3상을 완료하여 2023년 5월 미국 FDA에 신약 허가 신청서(NDA)를 제출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FDA는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 칵테일 요법의 간암 1차 치료제에 대해 1년 만에 CRL 회신을 보냈습니다. CRL은 보완 요구 서한으로, FDA는 두 가지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첫 번째는 임상 기관을 확인하는 실사인데, 우크라이나 병원들이 전쟁 중이라 실사를 갈 수 없었고, 두 번째는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 제조공정이 FDA를 만족시키지 못한 것입니다. HLB는 이틀 연속 하한가를 맞게 되었습니다. HLB가 FDA의 지적사항을 수정 보완한 NDA를 재접수하면, FDA는 재접수 후 6개월 안에 승인 여부를 결정하게 됩니다. 첫 번째 지적사항은 항서제약의 캄렐리주맙과 관련한 내용으로, FDA는 항서제약을 실사하는 과정에서 캄렐리주맙의 화학, 제조, 품질관리(CMC)에 보완 요청을 했고, 보완이 되지 않았습니다. CMC는 생산 시설을 방문해 임상에 제출된 약품이 공장에서 동일한 품질과 조건으로 양산 가능한지 검사하는 것입니다. 보완 요청을 반영하더라도 생산시설 재검사가 필요합니다.


두 번째 지적사항인 우크라이나 임상 병원의 실사 불가는 해결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우크라이나의 7개 병원에서 임상이 진행되고 있는데, 전쟁 중이라 실사가 힘들다면 다른 병원의 임상을 추가해 대체해야 합니다. 두 가지 문제가 해결된다 하더라도, 보완 및 재검사, 재허가 심사 기간 등을 감안하면 몇 달 만에 끝날 일은 아닙니다. 미국은 최근 중국 제약 및 바이오 기업과의 거래를 제한하는 생물보안법을 통과시켰습니다.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은 이미 중국에서 의약품으로 허가받아 처방되고 있는 약들입니다. 미국과 중국 간 정치적 이슈 등이 FDA 승인에 추가적인 장애 요인이 될 가능성도 감안해야 합니다.



리보세라닙과 캄렐리주맙은 중국에서 몇 년간 처방되고 있는 약들이라 일반적인 신약보다는 FDA 승인 가능성이 높다고 봅니다. 하지만 해결할 부분이 적지 않고, 수년간 적자인 상태에서 앞으로도 꽤 많은 시간을 버텨야 합니다. 미국과 중국 간 정치적 마찰 등 변수도 많습니다. 임상시험에 들어간 암 치료제 신약이 3상을 통과해 FDA 승인을 받고 시판될 확률은 3.4% 정도로 매우 낮습니다. 신약 승인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이고, 제약업에 대한 투자는 신약보다 드러그 리포지셔닝을 주목하는 것이 좋다는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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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23일 목요일

HBM 전쟁: 삼성전자, 엔비디아, 그리고 TSMC

https://www.newsworks.co.kr/news/articleView.html?idxno=753087



오늘은 HBM(고 대역폭 메모리)과 관련된 최근 논란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최근 삼성전자 HBM 연구직 임원들이 엔비디아를 만나러 미국 출장을 간다는 기사가 나왔습니다. 또한, 여의도에서는 삼성전자가 엔비디아에 납품하려는 HBM3E가 테스트에 불합격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습니다.


HBM3E 테스트 불합격 소문

삼성전자의 HBM3E가 엔비디아의 테스트에 불합격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는 웨이퍼 캐파까지 맞춰서 엔비디아에 제공하려 했으나, 엔비디아 측에서 하이닉스와 마이크론 제품을 먼저 받겠다고 하면서 거절했다고 합니다. 12단 HBM3E 개발 결과도 기존 일정보다 한 분기 늦어진 상황입니다(2024년 4분기).


HBM 기술의 발전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데이터 처리 속도를 향상시키는 기술입니다. 초기 HBM은 4층이 한계였고, 8GB가 최대 용량이었습니다. 성능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가격이 몇 배 비싸다 보니 가성비가 극악하다는 인식이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HBM을 필요로 하는 초고성능 게임이나 AI 수요가 많지 않았습니다.

2019년에 삼성전자는 HBM 사업에서 철수했으나, 3세대 HBM이 등장하면서 가격은 여전히 비쌌지만 성능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었습니다. HBM3는 12층짜리 24GB까지 가능해졌으며, 성능 개선과 소비 전력 감소를 통해 AI 개발 경쟁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었습니다.


삼성전자의 HBM 재도전

삼성전자는 2021년에 HBM 개발을 재개했지만, 이미 2년 정도 뒤처지게 되었습니다. 이는 삼성전자의 흑역사 중 하나로 꼽힙니다. 현재 HBM은 5세대까지 나와 있으며, 삼성전자가 주력하는 HBM3E가 바로 5세대 제품입니다. HBM3E는 생산량 비중은 5%지만, 매출 비중은 21%로 매우 높은 수익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2025년에는 생산량 비중 10%, 매출 비중 30% 이상으로 점유율이 올라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삼성전자의 전략과 경쟁 상황

삼성전자는 4세대 HBM3를 포기하고, 5세대 HBM3E에 승부를 걸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HBM3E를 2024년 6월까지 양산하겠다고 발표하자, SK하이닉스도 일정을 앞당겨 연내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의 HBM3E 발주 규모는 약 10조 원 정도로, 수주 경쟁이 치열합니다.

삼성전자의 HBM3E는 엔비디아에 납품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현재 엔비디아는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제품을 확보하고 있으며, 삼성전자의 제품을 세 번째 공급원으로 고려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실제 테스트는 엔비디아가 아닌 대만의 TSMC가 담당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TSMC는 삼성전자의 HBM3E를 까다롭게 테스트할 것이며, 이는 엔비디아에게 유리한 계약 조건을 제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전망

삼성전자 HBM 담당 임원들이 엔비디아를 방문하는 것은 영업적 협상보다는 TSMC가 내놓은 테스트 결과에 기술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번 논란은 경쟁업체들에서 흘러나온 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부정적인 전망은 흥미롭지만, 실제로 타율이 높지 않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습니다. 삼성전자가 HBM3E를 성공적으로 납품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삼성전자는 HBM 전쟁에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지만, 클래스가 영원하다는 명언처럼, 당장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재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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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5월 22일 수요일

중국의 금 매집과 구리 사재기: 가격 상승의 진짜 이유

 금 가격의 상승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최근 1온스당 2,400달러를 넘기며, 불과 두 달 전 2,000달러였던 시점에 비해 20% 상승했습니다. 금과 함께 은도 두 달 만에 40% 상승했는데요. 금 가격 상승의 이유로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지만, 특히 중국의 사재기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뉴스에서는 중국이 전쟁을 대비해 금을 모으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으며, 중국은 현재 금을 노골적으로 사고 있습니다. 상위 5개국 중앙은행들이 금을 많이 매수하고 있는데, 이들 국가는 중국, 터키, 폴란드, 러시아, 인도입니다. 브릭스 국가들이 주로 금을 많이 사고 있다는 것이죠. 이 5개 중앙은행이 전 세계 금 매수의 87.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반미국 진영이 금을 열심히 사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브릭스 진영이 금을 열심히 매집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중국은 미국채를 팔고 금을 사들이고 있습니다. 작년 금 전체 매입량의 21%가 중국이었으며, 1조 3천억 원어치를 금 매입에 사용하고 있습니다. 전체 외환 보유액은 3조 2천억 달러인데, 1년 반 전에는 금 비중이 3%였지만, 현재는 5%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반면 미국채는 2019년 1조 1천억 달러에서 현재 7,750억 달러로 줄어들었고, 5년 동안 2,500억 달러 정도를 매각했습니다. 지금도 미국채를 계속 팔고 있으며, 금으로 바꾸고 있습니다. 중국이 미국채를 팔고 금을 사는 건 2022년 10월부터 시작되었는데, 러시아가 전쟁을 벌이고 국제 제재를 받으면서 미국에 대한 금융 제재를 대비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만약 달러와 미국채가 동결 당할 경우, 위안화와 금으로 거래를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중동의 석유와 남미의 광물을 위안화로 결제하도록 만들고, 금을 기반으로 위안화 페깅제를 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해볼 수 있습니다.



이와 더불어 구리 가격도 두 달 전 대비 30% 상승했는데, 구리가 전선, 전력망, 통신망, 전기차, 친환경 분야뿐만 아니라 총알 제조에도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전쟁을 대비하려면 구리가 꼭 필요하겠죠. 구리 가격 상승의 이유도 중국 때문으로 나타나 있습니다. 중국 고물상들이 구리를 싹쓸이하고 있는데요. 국내에서도 구리 스크랩을 사서 중국으로 계속 보내고 있어, 다른 제조업체들이 구리를 구할 수 없을 정도로 사들이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국내 구리 업체들의 주가는 급등하고 있으며, 특히 LS그룹 같은 경우는 구리 관련 계열사들이 많아 올해 주가가 두 배 가까이 오른 회사들도 있습니다.



중국이 미국채를 팔고 금과 구리를 매집하고 있는 현상이 전쟁의 징후로 해석될 수 있지만, 이는 아닐 수도 있습니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지금 중국이 대만을 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2027년까지 미국도 중국도 전쟁을 준비하는 단계일 뿐, 당장 전쟁을 벌일 수 있는 단계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는 약달러로 인한 원자재 강세에 배팅하는 것일 수 있습니다. 미국이 금리 인상은 없다고 못박았고, 금리 인하 시기로 접어들면서 약달러가 시작될 것을 예상해 금과 원자재를 사재기하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철광석 가격과 원유 가격이 크게 오르지 않은 것을 보면, 아직 원자재 사재기의 시작 구간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철광석 가격은 연말에 미국 금리 인하와 중국의 경기 부양 기대로 많이 올랐다가 실망으로 급락했고, 구리와는 많이 다른 시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전쟁이 나기 전에는 원유를 잔뜩 저장해야 하는데, 현재 그런 움직임은 보이지 않습니다. 유가는 80달러 기준으로 위아래로 움직이고 있으며, 사우디가 감산을 오래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습니다.



중국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라면 철과 원유 가격 또는 콩 가격이 올라야 하는데, 아직 그런 움직임은 보이지 않습니다. 중국의 소비가 늘어나면 돼지고기를 많이 사 먹는데, 돼지는 단백질을 많이 먹여서 키워야 하므로 대두 콩을 사료에 많이 넣어 키웁니다. 콩 가격을 보면 중국의 경기 상황을 알 수 있는데, 콩 가격이 약간 오르긴 했으나 크게 오르진 않았습니다. 중국의 소비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는 것일 뿐, 원자재가 급등하는 것과는 일치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저는 위안화의 변신이 1세대 위안화에서 2세대 위안화로의 변화 때문에 발생하는 일이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최근 뉴스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의 결제의 90%가 위안화나 루블화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달러 없이 직접 자국 통화로 거래를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를 브릭스로 확대하려는 시도일 수도 있습니다. 중국은 최근 디지털 위안화를 도입했으며, 이는 가상 화폐의 장점을 살린 중앙은행 디지털 화폐(CBDC)입니다. 중국이 가장 먼저 CBDC를 주도하고 있는데, 이를 완성하면 달러를 위협할 수 있습니다. CBDC는 기존 화폐 시스템 대비 결제 편의성과 비용면에서 절대적인 우위에 있습니다. 중국이 디지털 위안화를 만들고 이를 기반으로 브릭스 국가들을 자기 시스템에 편입시키면, 위안화 결제 비중이 빠르게 증가할 것입니다.



중국은 미국이 신사업에서 미적지근한 모습을 보일 때 빠르게 치고 나가 시장을 장악해왔습니다. 태양광, 리튬, 2차전지, 전기차 시장을 장악한 것처럼 디지털 위안화를 준비하기 위해 금을 열심히 매집하는 것이라면 이유가 이해가 됩니다. 미국도 원래 기축통화국이 아니었으며, 파운드화가 그 역할을 했었는데, 유럽이 두 번의 큰 전쟁을 거치며 군수 물자를 팔던 미국으로 금이 넘어왔습니다. 미국은 그 금을 기반으로 달러와 교환해주는 페깅제를 사용하며 달러가 기축통화국이 되었습니다. 이후 미국은 금과 교환이 불가능해지자 페깅제를 풀어버렸고, 달러 가치는 크게 떨어졌습니다. 이를 '닉슨 쇼크'라고 합니다. 그 타이밍에 오일 쇼크가 발생하면서 미국은 달러로만 원유를 살 수 있는 페트로달러 제도를 도입했고, 유가가 네 배로 오르면서 중동으로 달러가 몰려들었습니다. 중동은 다시 미국과 영국으로 돈을 예치하며 달러의 순환을 만들어줬습니다.



이후 달러는 금 없이 신용을 기반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경제 위기가 발생할 때마다 달러를 마구 찍어내고 있습니다. 이번 코로나 사태 때도 달러를 엄청나게 찍어냈습니다. 그러나 이번 긴축 때 달러를 제대로 회수하지 않았고, M2 통화량을 보면 늘린 것은 엄청난데 회수한 것은 미미하게 적습니다. 금리 인상을 마무리하며 풀어놓은 달러가 과거 대비 엄청나게 많아 약달러 시기가 오면 이 돈들이 자산 시장으로 들어갈 것입니다. 그러면 자산 시장에서 버블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금리가 내리고 나면 달러의 힘이 가장 약한 타이밍이 오는데, 이때 디지털 위안화를 기반으로 브릭스에서 새로운 통화를 등장시키면 달러가 휘청이는 순간이 올 수도 있습니다.



달러와 달리 위안화의 글로벌 결제 비중이 계속 올라가고 있으며, 1년 만에 두 배가 되었습니다. 위안화가 기축통화가 되기에는 아직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대다수지만, 블록화 내에서 위안화 사용을 늘려 자신들끼리는 준 기축통화처럼 사용하는 시도를 할 수 있습니다. 중국의 역사를 보면 통일과 분열을 반복해왔습니다. 약한 나라가 강한 나라를 누르고 천하를 통일한 적이 여러 번 있습니다. 그때마다 썼던 전략은 삼국지의 천하 3분지계처럼 약한 나라가 천하를 도모하기 위해 한 번에 치지 않고, 한 자리를 확실하게 차지하고 천하를 둘 또는 셋으로 나누어 싸우는 전략이었습니다. 지금의 블록화가 그런 과정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상으로 금, 은, 구리 가격의 상승 원인에 대해 다양한 관점을 통해 설명해드렸습니다. 경제와 국제 정세는 매우 복잡하고 다양한 요인이 얽혀있기 때문에, 상황을 주의 깊게 관찰하고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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