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4일 목요일

이스라엘의 이란 영사관 공격과 양국 간 긴장 높아지는 중동 정세

이란 영사관 타격에 '저항의 축' 발칵…중동 불씨 최고조



안녕하십니까? 최근 중동의 정세가 극도로 긴장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이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에 있는 이란 영사관을 공격해 이란 혁명수비대 핵심 인사들이 사망하는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총 8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고, 여기에 이란 고위 장성들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생각보다 큰 여파가 예상되어 양국 간 긴장 고조 상황을 짚어보겠습니다.  


이란 정권은 혁명수비대가 실질적으로 지탱하고 있습니다. 혁명수비대 밑바닥에는 바시즈라는 민병대가 있는데, 11살부터 가입할 수 있는 청소년 조직입니다. 대학생과 대학원생 상당수가 의무적으로 바시즈 대원이 되어야 하는 등 국가 차원의 우대를 받고 있죠.


이란 전역에 5만 개의 바시즈 지부가 있고, 1,500만 명의 바시즈 대원이 혁명수비대를 받치고 있습니다. 바시즈 대원 중 우수한 인원은 혁명수비대 군사학교로 보내져 정예 혁명수비대원으로 활용됩니다. 이란 혁명수비대 정규 군인 규모는 15만 명입니다.


이란 청년들은 한국의 현역 복무와 비슷하게 혁명수비대, 정규군, 의무경찰 중 한 곳에 의무적으로 복무해야 합니다. 대부분의 청년들의 경우, 혁명수비대 복무를 최우선으로 희망하는데, 그 이유는 혁명수비대 출신이 주요 정부기관과 국영기업의 요직을 차지하기 때문입니다.


혁명수비대의 핵심 목표는 쿠데타 방지와 이슬람 정권 유지입니다. 이란 헌법상 혁명수비대는 '쿠데타 및 외부 간섭을 막고 이슬람 체제를 수호'하는 역할을, 정규군은 국경방어 역할을 담당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이에 따라 15만 명의 혁명수비대가 징병제 54만 정규군을 실질적으로 통제하고 있습니다.



혁명수비대는 자체 군사력도 상당합니다. 중동에서 가장 많은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고, 이란 GDP의 30%에 달하는 150조 원이라는 막대한 자금력도 구축하고 있습니다. 석유, 가스를 비롯해 건설, 통신, 유통, 무역, 영화제작에 이르기까지 사업 영역이 넓습니다.


혁명수비대 최정예 부대인 5만 명 규모의 쿠드스군 수장급 인사인 알라히 준장도 이번 이스라엘 공격으로 숙환했습니다. 2020년에는 당시 쿠드스군 수장이던 솔레이마니가 미국의 공격으로 사망한 바 있죠. 당시에는 혁명수비대 지원을 받는 헤즈볼라가 이라크 미군기지를 공격해 미국 민간인 1명이 숨지고,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에 시아파 시위대가 밀고 들어가 방화하는 사태가 있었습니다.


이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보복 차원에서 솔레이마니 암살을 지시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단순한 보복을 넘어, 당시 솔레이마니가 이란의 기름을 중국에 수송하고 위안화 결제를 돕는 등 미국의 페트로달러 체제에 도전하고 있었던 것도 한 몫 했을 것입니다.


2021년 1월 3일은 솔레이마니 사망 1주기였는데, 다음 날인 1월 4일 이란은 핵합의를 깨고 20% 농축 우라늄 활동을 재개하며 사실상 핵무장 길에 들어섰습니다. 이에 이스라엘이 이란 핵과학자 암살 등 그림자 전쟁을 펼치기 시작했습니다.



이란과 이스라엘 간에는 국경이 멀리 떨어져 있어 직접 전쟁 가능성은 낮지만, 이란이 시리아 등 인접국에 기지를 만들고 이스라엘이 이를 공습하는 식의 국지전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번 공습도 그 연장선상에 있습니다.


한편 이란은 하마스, 헤즈볼라 등 반이스라엘 무장단체를 지원하는가 하면, 이스라엘 역시 이란 반체제 세력을 지원하며 대리전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란 핵과학자 암살 사건도 이스라엘의 소행으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현재 이란의 최대 카드는 핵무장이며, 이스라엘 역시 이란의 핵개발 완료 전에 선제 타격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중동 전역의 긴장이 고조되면서 호르무즈해협 봉쇄 등 에너지 공급망 마비 사태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이처럼 중동 정세가 꼬이게 된 데에는 이스라엘 내부 정치 상황도 일조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작전이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린 회의에서 결정되었다고 보도했는데, 이란 혁명수비대의 지시 하에 하마스와 헤즈볼라 대표들이 모여 기획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는 이란 혁명수비대 쿠드스군이 이스라엘의 최대 위협 대상임을 방증합니다.


미국 역시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움직임을 꺼리고 있습니다. 비록 전쟁을 치르면 승리할 수 있겠지만, 이란 정부가 무너지면 더욱 강경 세력에 의해 이란이 장악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사태를 더욱 불안정하게 만든 건 2024년 1월 3일 솔레이마니 추모식장에서 발생한 연쇄 폭탄 테러입니다. 폭탄 가방 2개로 인해 100명이 넘는 이란인이 목숨을 잃었는데, 이란 측에서는 이스라엘의 소행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 국내에서도 네타냐후 전 총리의 구속 위기로 사태가 꼬이고 있습니다. 네타냐후 전 총리는 뇌물, 사기 등의 혐의로 기소된 상태로, 비서 등의 자백으로 유죄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정국을 외부로 돌리기 위해 전쟁 모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게다가 네타냐후 연합정부에는 문제적인 정치집단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바로 하레디임 즉, 극단적 유대교 신자 집단입니다. 하레디들은 정부 보조금으로 생활하며 하루 18시간 기도만 하는 집단으로, 고출산을 장려해 인구가 급증했습니다. 현재 이스라엘 인구의 13%를 차지할 정도입니다.



하레디 남성은 검은 정장에 하얀 와이셔츠, 챙 모자를 쓰고 수염을 기르며, 여성은 긴 치마에 몸을 가린 옷을 입습니다. 전자매체와 부적절한 것들의 사용이 금기시되어 있죠. 


이들의 영향력이 커지자 2014년 이스라엘 의회는 하레디에게도 병역의무를 지웠습니다. 하지만 하레디 청년들은 군 기초지식이 부족해 제대로 된 복무가 어려웠고, 심지어 여군장교를 인정하지 않아 구금시설로 이송되는 일도 있었습니다. 하레디들은 예방접종과 현대의학을 거부해 코로나 확산에도 일조했습니다.


문제는 하레디가 정부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스라엘은 다당제 의원내각제 국가로 여러 정당의 연합으로 정부를 구성하는데, 한 정당이 이탈하면 총선을 치러야 했습니다. 최근 2022년 11월 총선에서는 네타냐후 전 총리가 이끄는 리쿠드당이 32석을 차지해 제1당이 되었고, 우파 연합을 구성해 과반을 확보했습니다.  


연정 구성 과정에서 하레디 정당인 샤스는 선교부 장관 자리를 가져갔고, 남녀분리 정책 등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강경파인 독실한 시오니즘당의 벤그비르 당수는 국가안보부 장관에 임명되었는데, 그는 과거 "이스라엘에 충성하지 않는 아랍계 시민은 추방해야 한다"는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습니다.


하레디 인구는 계속 늘어나고 있어 네타냐후 전 총리로서는 이들의 지지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재임 시절 부패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강경 하레디들의 종교적 의제와 합류하면서 대이란 강경기조가 굳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번 이스라엘의 이란 영사관 공격은 사실상 이란 영토에 대한 공격이나 다름없습니다. 이란 지도부 역시 보복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 양상에 따라 중동 전역의 긴장이 한층 고조되고, 세계 에너지 공급망에도 큰 타격이 갈 수 있습니다.


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갈등은 표면적인 핵 문제를 넘어 중동을 둘러싼 종교와 이념, 패권을 향한 각축전의 성격도 있습니다. 중동의 평화와 안정을 위해서는 국제사회 차원의 중재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 지역의 불안정성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편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전 총리는 전쟁이 끝나는 것을 바라지 않는 모습입니다. 뇌물,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상태에서 재판이 진행 중인데, 비서 등이 자백하면서 유죄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국민의 관심을 외부로 돌리고 싶어하는 마음이 커지고 있는 것이죠.


요컨대 이스라엘 정국은 갈수록 보수 강경 기조가 굳어지고 있습니다. 연합 정부에 강경 유대교 정당들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면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기 때문입니다. 앞으로의 중동 정세 전개 양상을 예의주시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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